2010년 10월 11일 월요일

E-Mail from 노 재욱 동문 - Chicago Botanic Garden

여러분 안영하십니까?
청명한 가을 날시 그리고 Columbus Day Long Weekend 에 사늘한 바람까지 불어 우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가을을 맞아 다들 가정에 행복이 차고 만안하실줄 믿습니다.

본인은 세계 굴지 식물공원인 Glencoe 에 위치한 Chicago Botanic Garden 에 일주일 삼일을 자원봉사를 나가며 본인의 집에서 머지않아 수시로 방문하고 있는바 이 공원의 아름다움을 항상 느끼며 이런 자연의 선물을 아낌없이 즐길 수 있음에 무한하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하신 육길원씨의 Column을 읽고 본인과 같은 의견을 가졌음에 무척 반가움을 느껴 그 Column을 이 e-mail과 함께 보냅니다.

지금은 여름의 풍성한 녹색정원이 노란 색, 갈색, 빨간색등으로 변해 가고있는바 여름철과 가을철의 아름다움이 엇갈리는 기점에 있어 아직도 연꽃이랑 장미꽃이 마지막 막을 내리 기전 요염한 자세를 보이는 반면 여기 저기에 국화로서 장식되고있어 누구나 방문하면 즐길수있음니다. 월요일까지 날시 가 계속 화창하다는 예보가 있고 주말에는 Orchid Show 가 있으니 여러분들 다들 한번 방문해 보시고 육길원씨가 기원하듯이 여러분들도 팔각정과 누각이 서있어 모든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고 찬탄을 할 수 있는 한국정원 (Korean Garden) 이 이곳에 서기를 다 함께 기원해봅시다.

본인의 website: americannature.com 에서 최근에 찍은 Chicago Botanic Garden의 사진들을 볼수있음니다. 그리고 한국정원의 특징을 잘 묘사한 Wikipedia 에 개재된 Article 도 함께 보냅니다.

노재욱 드림


다음은 한국일보 시카고에 개제된 육길원 동문의 글입니다.

육길원, 시카고 한국일보 고문
시카고의 명물 보타닉 가든 예찬
겨울에도 아름다운 공원

오늘도 나는 걷는다. 걷기야말로 생의 축복이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근년에 나의 베스트 프랜드는 시카고의 명물 보타닉 가든 이다. 그곳은 나에게 아름다운 걷기의 공간을 제공하는 즐거운 곳일 뿐만 아니라 무척 자주 만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시도 때도 없이 방앗간 참새처럼 드나든다. 매일 가지는 못하지만 일주일에 몇 번씩 꼭 방문한다. 못 가면 아쉽고 허전 할 지경이다.

385에이커의 넓은 보타닉 가든은 나의 제1번 정원이고, 연못과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집 뜰은 나의 제2 정원이다. 2개의 정원을 소유한 나는 무척 ‘부자’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보타닉 가든과 열애에 빠진 이유는, 연전 중병을 앓고 난 다음 조깅을 중단하고 걷기를 시작 했는데, 마침 우리 대모 되시는 분이 보타닉 가든 멤버쉽을 마련해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임도 보고 뽕도 딴다는데, 꽃도 감상하고 걷기운동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곳이 바로 보타닉 가든이다.

정원 가꾸기에 조예가 깊고 미국 50개 주를 비롯한 세계의 공원을 섭렵한 대학교 선배 한 분은, 시카고 보타닉 가든이 세계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내린다.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철 따라 변하는 정원 모습의 아름다움을 세계 어느 공원도 따라 올수 없다는 것이 그의 보타닉 가든 예찬론 이다. 보타닉 가든은 상록수가 많으며 겨울에도 설경이 아름답고 크리스마스 장식과 이벤트도 풍성하다.

일년에 약 100만 명 방문

1972년 개관한 보타닉 가든은 시카고 사람들에게 단순한 공원 이상의 보석과도 같은 존재이다. 시카고 북부 서버브 부촌인 글렌코(Glencoe)에 위치한 이 가든은 미국 박물관 협회가 인정하는 17개 공원 중의 하나이며, 385에이커의 땅에는 9개의 섬이 81에이커의 물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곳에는 230만 개의 다양한 식물(Plants)이 보전되어 있다. 이를 심고 가꾸는 데에만도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수고를 거들어 준다. 한국산 꽃과 나무들도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 이것과 마주하면 피붙이를 대하는 것처럼 반갑다. 24개의 테마 정원과 여러 개의 정자, 과수원, 산책로, 6개의 대초원(Prairie), 자연 그대로의 숲(Native Habtats), 강변계곡, 언덕과 구릉, 그린 하우스, 갤러리, 도서관, 식물보존 과학센터 등도 있다.

매년 약 100만 명의 시카고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 한다. 일 년 열두 달(크리스마스 제외) 연다. 입장료는 없으나 대신 파킹비 20달러(일반 승용차)로 대신한다. 파킹 랏은 7군데에 6천 명이 한꺼번에 들어와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넉넉해 인근 라비니아 음악회 주차장으로도 사용 한다. 산림보호와 교육 연구의 미션을 갖고 출발한 보타닉 가든의 장점은 자연세계의 이해를 돕고 사람과 식물을 연결함으로써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하자는 컨셉을 지닌 가족공원이라는 점이다. 시카고 사람들은 이 세계적 클래스의 정원에 들러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의 잔치를 감상하고,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기며 평안을 누린다. 보타닉 가든은 가족간의 정서 함양과 휴식의 장소로도 아주 훌륭한 곳이다.

시카고 보타닉 가든의 주인은 공원국(Forest Preserve)이며, 운영은 시카고 원예협회(horticulture Society)가 맡아서 한다.

한국 정원에 팔각정을

나는 지도가 없이도 눈감고 구석구석을 다 찾을 수 있다. 한번 가면 숲속에서 햇빛을 듬뿍 받고 있는 꽃과 2시간씩 속삭이면서 걷는다. 비 내리는 날의 흙냄새를 커피처럼 좋아하고, 스파이더 아일랜드(Spider Island), 센소리 가든(Sensory Garden), 이브닝 아일랜드(Evening Island), 군인처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40여 그루의 보리수(Lindenbaum) 산책로를 걸으면서 독일민요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폭포수 언덕의 산책로를 맴돌 때는 자연의 더 없는 다채로움을 느끼고 상념의 나래를 펴기도 한다.

어제도 보타닉 가든에 갔다 왔다. 8월의 태양은 작열하지만 입추, 말복, 처서가 지난 보타닉 가든도 추색이 완연하다, 전원의 색깔은 이미 고동색과 보랏빛이 주종을 이룬다. 게절 따라 한 치의 어김도 없이 순서대로 피고 지는 꽃의 질서를 보면서 창조주의 신비를 느끼기도 한다. 3월의 크로커스로 시작된 꽃의 행진은 4월의 개나리, 튜립, 크랩애플, 5월의 철쭉, 백합을 거쳐, 6월의 장미와 야생화를 비롯한 꽃의 바다를 이룸으로 절정에 달한다. 봄의 정원이 취주악단이나 챔버 오키스트라 수준이라면 한 여름은 콘트라베이스, 바수, 팀파니까지 총동원된 거대한 관현악단이다. 늦여름 (초가을) 요즈음은 칸나(Canna), 수국(Hydrangea), 해바라기, 달리아, 콘 플라워, 핑크 베고니아, 지니아(Zinnia), 러시안 세이지(Sage)가 끝물을 자랑하고 있어, 가을은 가을대로 차분하고 우아한 맛을 풍기고 있다. 연꽃도 시들고 갈대가 꽃보다 아름답다. 경남 함안에서는 700여 년 전 고려시대 연 씨앗을 심어 꽃을 피웠다는 경이로운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생명의 끈질김과 신비함을 되새기게 된다.

그런데, 꽃 중의 꽃은 역시 장미다. 가을 정원의 여왕은 단연 장미다. 5월서부터 서리가 올 때까지 요염한 자태를 자랑할 장미는 아직도 도도하다. 유명한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하이브리드 로즈(Hybrid Tea Rose)의 향기도 로즈 가든에 은은하다.

보타닉 가든을 찾는 한국인들이 점점 눈에 많이 뜨인다. 일본 정원도 있고, 영국 정원도 있듯이,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 한국 정원을 만들어 이곳에 팔각정을 짓자는 이야기도 들린다. 보타닉 가든에 한국 정원이 들어선다면. 이는 이곳서 사는 우리의 후손은 물론, 모국을 위해서도 귀중한 한국문화의 유산을 심는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일도 나는 보타닉 가든을 걸을 것이다. 등교, 출근, 소풍, 등산, 행진, 순례 등등 걷기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행위다. 세상에는 걷고 싶어도 걷지 하는 불행한 사람이 많다. 걸을 수 있을 때 걷자. 꽃길 걷기는 더 큰 축복이다. 감사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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